지난 주말, 그러니까 10월 22일과 23일, 1박2일에 걸쳐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는 국내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 글은 지난 제1편 공주여행편에 이은 두번째 글로써 부여지역 여행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공주 황새바위 천주교 성지를 둘러본 후 저희는 부여로 넘어와서 하루를 묵을 숙소로 향했습니다. '부여관광호텔'에 미리 예약을 해 놓아서 바로 체크인만 하면 되었죠. 부여 읍내 시가지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풀내음을 맡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읍내 시가지하고 불과 차로 3분 정도 이내에 위치한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온돌방을 예약했는데 생각보다 널찍하니 세 식구가 자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네요.

 

   오후 4시쯤 도착해 짐을 대충 풀고, 약간의 꿀잠을 자고 일어나, 맛집으로 점찍어 둔 '사비마루'라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이 곳은 부여 읍내 한 복판에 있었는데, 다음 날 보니, 부소산성 관광지 주차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곳이더군요.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고 찾아 갔는데, 부여 읍내의 많은 맛집들이 이곳 부소산성 입구 근처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곳 '사비마루'의 추천 메뉴는 바로 일본에서 '규가츠'라고 불리는 소고기 즉석 구이와 꼬치요리, 그리고 초밥입니다. 저희는 위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모듬세트를 먹어 봤는데요. 가격은 32,000원에 다양한 꼬치요리와 소고기 300g, 초밥 8개 정도의 한 접시 등을 된장찌게 등의 반찬과 더불어 먹을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일본식이라 그런지 저희 가족이 먹기에는 다소 양이 적은 듯 한 것이 단점이랄까... 맛은 괜찮았습니다. 초밥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생선 초밥, 유부 초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초밥에 썬 양파가 올려져 있고 한 켠에 와사비가 덜어져 있어서 기호에 따라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고기를 구워서 초밥과 함께 먹는 용도인 것 같습니다. 주차는 건물 옆으로 진입하여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면 이중주차로 6대 이상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있어서 편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맥주를 마신 후 기절하듯 잠들면서 여행 첫날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튿날, 9시 반도 넘어 다소 늦게 숙소를 나온 저희 일행은 점찍어 둔 부여 맛집 두 번째 집으로 아점을 먹으러 향했습니다. 저희 숙소보다도 더 외곽쪽에 롯데 리조트 근처에 '백제해장국'이 그 곳이었는데요.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빈 테이블이 거의 없다시피할 정도로 손님이 북적였습니다. 아마 더 일찍 갔다면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다 먹었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백제해장국'집에 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백제해장국을 주문해 먹으라는 어떤 블로거님의 조언에 따라 백제해장국을 먹어 봤습니다. 일종의 모듬해장국이더군요. 양, 내장, 선지 등이 골고루 들어간 진한 국물의 해장국이었습니다. 국밥에 중요한 김치도 괜찮았고 반찬으로 주는 날 양파, 고추 등의 야채도 신선했습니다. 

   가격도  8천원으로 수도권에 비하면 비싸지 않은 정도였네요. 그 가격도 지난 10월 1일부터 1천원씩 올린 가격이었다니... 아쉬운 점은 내장의 양이 다소 적은 것이었는데, 가격을 조금 더 인상하더라도, 건더기를 조금 더 푸짐하게 하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부여지역에서 돌아볼 곳들은 시간관계상 부소산성, 서동공원 궁남지, 정림사지 5층석탑 정도만 보기로 하였습니다. 아점도 든든히 먹었겠다. 소화도 시킬 겸 부소산성 트래킹을 첫 코스로 잡았습니다.

   부소산성은 전날 둘러본 공주 공산성과 달리, 성벽은 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코스도 성벽을 따라 순환하는 공산성과는 달리, 보통 등산이나 트래킹 하는 듯한 산길의 느낌이었습니다. 곳곳에 빈대떡과 막걸리를 파는 가게도 있고.. 수도권의 여느 산 입구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더군요. 그래도 산성 내부는 순환 산책로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산성 정문, 낙화암, 고란사, 태자골숲길, 영일루, 삼충사를 거쳐 다시 부소산성 정문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해 걸었습니다. 

   낙화암에서 고란사/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고 유난히 단체관광객들이 많아, 다소 산만하고 쾌적도가 떨어졌지만, 다른 코스들은 특별히 가파는 길이 없고 한적하여,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었으며, 특히 태자골숲길의 경우 바닥에 돌을 깔지 않아, 흙을 밟으며 가을 산길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소산성을 나와 향한 곳은 서동공원 내에 있는 궁남지 정원이였습니다. 서동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궁남지 쪽으로 향하니, 작은 연못이 옹기종기 있고 그 연못들 안에 연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로 궁남지를 크게 에워싸는 형태로 엄청난 규모의 연지(蓮池)를 조성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왔다면 연꽃들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을 텐데, 이 가을에 보니 좀 흉물스럽더군요. 하지만 군데군데 작고 예쁜 수련 꽃들이 피어 있어 포룡정으로 향하는 길에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궁남지는 다음 주에 열린다는 꽃 축제 관계로 다소 산만한 모습이었는데요. 나들이 나온 군민들과 관관객들에게는 더 많은 포토존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정림사지5층석탑이 있는 정림사지였는데요. 정림사지박물관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걸어 내려가니, 5층석탑을 보려면 입장료 개인 1,500원, 어린이 7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네요. 박물관을 볼 것도 아니고, 잔디나 깔려있는 정림사 터를 볼 일도 도욱 없는데, 5층석탑 잠깐 보자고 입장료를 낼 이유가 없어서 그냥 멀리 담장 밖에서 보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때 아이폰 카메라의 줌 기능을 좀 망원경처럼 써 보니 요긴하더군요.

   이렇게 1박2일의 공주, 부여 여행을 마쳤습니다. 다행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르기 전까지는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아,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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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ue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