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른 바 파워블로거들이 시제품을 띡 받아서 대충 외관 위주로 보고 성의 없이 쓰는 리뷰를 아주 싫어 합니다. 제가 그런 리뷰를 보고 물건을 구매하여 느낀 단점들... '정말 몇 번 사용해 봤다면, 느끼지 못할 수가 없어 보이는 단점들을 그 리뷰들은 왜 지적하지 못한 걸까'하는 생각에 그 광고홍보성 블로그 리뷰들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저는 파워 블로거도 아니려니와 그런 식의 리뷰들을 돈 받고 쓸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물론, 저같은 영향력이 제로에 가까운 블로거(가 아닌 블로거가 되려고 발버둥치는 문외한)에게 그런 의뢰를 할 광고주도 없다는 걸 잘 압니다. 다만, 저는 제가 필요해서 충동구매로 사게 되어 제게로 온 IT 장비들에 대한 철저한 사용자 입장에서의 리뷰들을 써 나가려고 합니다.

    당연히 제가 사는 물건들에 대한 리뷰이므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다거나, 이슈가 되는 IT기기가 아닌 정말로 거의 사는 사람이 저밖에 없는 물건도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거기엔 실사용자인 제 구매 목적과의 일치 여부에 따라 단점에 대한 가감없는 설명을 포함할 것입니다. 혹시 실사용을 위해 제 글을 보시게 될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직접 사서 쓰는 IT기기 리뷰]

제1편 Cenovo mini PC 2 개봉기 및 초기 사용기

    지난 10월 3일, 저는 큰 맘먹고 USD115.07짜리 중국산 미니컴퓨터를 aliexpress.com을 통해 구입하였습니다. 원화로 표시된 승인금액은 128,141원이었구요. Cenovo라는 브랜드의 'mini PC 2'라는 모델명의 제품이었는데요. 아마 첫 번째 'mini PC'에 이은 후속 모델인가 봅니다. RAM 4G, eMMC 64G CPU는 체리트레일 Z8400에 인텔그래픽을 사용하며 Windows 10을 포함한다고 제품설명에 되어 있더군요. 사실 미치지 않고서야...  검증이 안된, 그것도 갖은 사기성 제품이 범람하는 중국에서 100달러가 넘는 제품을 해외 직구매를 한다는 것이 엄청난 모험이라는 이성적인 생각을 할 틈 없이, 어느 샌가 이미 결제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는...

    결제 후 제품을 기다리는 동안, 아무래도 너무 싼 가격에 윈도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하여, 구글링을 해 보았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국내에는 이 제품을 구매하시고 후기를 올리신 분을 검색하지 못하였구요. 해외 커뮤니티쪽을 뒤져보니... 우선 윈도우 10이 정품이 아니더라는... autoKMS라는 속임수 툴로 정품으로 인증받은 것 마냥 해 놓았다고 하더군요. 어떤 사람의 경우는 아예 activation이 풀려 있었다는 경우도 있었구요. 게다가, 부팅시 ROM BIOS 환경을 변경하기 위한 UEFI Firmware에 진입할 수 있는 화면도 나오지 않고... 데비안도 일부 블루투스, WIFI 드라이버가 잡히지 않고... 등 등 무수한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품이 도착할 때까지, 도대체 얘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도착할 때까지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도착을 한 것은 지난 10월 24일이었습니다. 약 3주 걸렸으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포장 박스부터 내용물들까지 사진을 찍어 놓고, 테스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박스 상단 모서리 부분이 약간 찌그러진 채 배달되었습니다. 운송중에 다른 물건의 하중에 눌렸나 봅니다. 박스 안 제품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박스 자체에 밀봉이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제품을 감싸고 있던 비닐도 밀봉이 되어 있지 안았구요.

제품 밑의 내부 덮개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들어내면, 사진에 나오는 전원 콘센트 연결선, HDMI선, 영문설명서, 품질보증서, QC합격증이 나옵니다. 프리볼트 제품이고 콘센트 규격을 선택이 가능했는데 당연히 한국에서 호환되는 EU방식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해 보니 돼지코가 꽤 헐거워 벽에 꽂아 쓰기엔 불안한 측면이 있습니다.

박스 뚜껑 옆면에는 제조사 시리얼 넘버, 선택사양인 플러그규격, RAM용량 등에 대한 표시가 있네요.

 

    일단, 부팅을 시작하니 우리가 잘 아는 윈도우즈 10의 부팅 화면이 나오고, i3급 컴퓨터들 보다 꽤 느린 속도로 부팅을 완료하더니, 초기 대화상자가 영문상태로 나타나네요.

이 단계에서 한글은 설정해야 소용이 없습니다. 초기 설정을 모두 마치고, 한글 언어팩을 추가 설치한 후 한글설정을 해 주어야 합니다. 요즘, 중국산 윈도우패드 등이 우리 나라에 많이 들어와 온라인 상에 한글팩 설치 및 설정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 있어서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일단 저는 테스트를 위해 Microsoft 계정과 연동하지 않고 로컬 계정으로 만들어 로그인을 해 봤습니다.

 

    개인 설정을 모두 마친 후 로그인 된 모습입니다.

 

    일단, 시스템 정보를 들여다 봤습니다. 형식상으로는 샤양이 맞는 군요. 그러나 방심은 금물... 중국제품은 용량을 그럴싸하게 광고하는 대로 표시되게 해 놓지만, 실제 용량은 그보다 훨씬 못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 과연 정품인증이 되어 있는지, 되어 있다면 크랙에 의한 것인지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예상한 대로 당연히(?) 정품 윈도우가 아니라고 하네요. 올바른 키를 입력하든지 아니면 스토어로 이동하라고... (돈을 내라는 이야기죠.)

    아, 미치겠네요. 이놈을 우짜쓰까...

    일단 다른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있는 지 확인해 보기로 합니다.

    아... 오디오 잭을 통하지 않고, 걍 HDMI 선만 연결했더니, 윈도우 소리설정에 HDMI audio가 안 보이네요. 장치관리자에 알수 없는 장치로 나오는 것도 없던데.. '헐... TV BOX를 표방하는 제품이 HDMI audio가 안된다는게 말이 되나?' 일단 이 부분은 Aliexpress 셀러에게 문의하고 드라이버를 요청하기로 합니다.

화면 오른쪽 Sound 창의 재생장치로 유일하게 스피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디오 잭이라는 이야기지요. 그 스피커 아래에 HD오디오장치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HDMI 선을 통해 전송된 Audio 를 TV에서(Audio잭 없이) 들을 수 있지요.

    음... 윈도우를 이렇게 정품인증 되지 않은 채로 쓸 수는 없기에, 정품 윈도우 혹은 다른 운영체제를 깔 수 있도록 부팅 순서 조정을 위해 재부팅 후 CMOS Setup에 진입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전술한 해외사이트에 나온 이야기처럼 아무런 화면이 나오지 않다가 윈도우 부팅 로고로 바로 넘어가네요. F1, F2, Del, Esc 별의 별 키를 다 눌러 봅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어서, 윈도우 8부터 지원하는 원도우 설정으로부터 UEFI Firmware 진입을 시도해 봅니다. 아, 드디어  그런데, 여기서 황당한 하자를 발견하네요. 화면이 불규칙적으로 껌벅껌벅 하는 증상.... 아, 싼게 비지떡이구나. 내가 미쳤지 이런 허접한 물건을... 궁시렁 궁시렁...

 

    멘붕상태에서 헤어나와 하자사항을 정리하여 Aliexpress에 Dispute를 걸기로 합니다. 당초에 고지없이 윈도우즈 불법복제가 깔린 제품을 판 것에 대하여는 60불을 환불요청하려고 하였습니다만, CMOS Setup 화면에서 화면 껌벅거리는 것과 HDMI 오디오 문제를 엮어 20불 추가하여 80달러 환불요청 진행해 보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할텐데요. ㅠㅠ

    Dispute 결과는 나오면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이 제품에 대한 초기 사용기를 최종 정리합니다. 일단 첫번째, 저는 제 뽑기 운이 없어서 화면 깜박임 현상이 있다고 생각하고요.(해외의 동일제품 사용자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클레임입니다.) 두번째, 이 제품을 구입할 때 정품 윈도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구입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기의 장치드라이버는, 조사해 보니,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저는 이 제품을 비추하고요. 결코 싼맛에 산다고도 절대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다만, 본인이 컴퓨터에 실력이 최소 중급 이상은 되고, 정품 윈도우도 깔 수 있다면, 싼 맛에 구매해서 설치된 드라이버 백업 받고, 윈도우 정품을 설치해서 백업된 드라이버를 복구해서 쓴다면, 뽑기운이 받쳐준다는 전제하에 최강의 가성비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저의 경우 아직 실사용의 기간이 1주일 밖에 되지 않고, 부분환불 협상이 실패하면 제품 반송 및 전액환불을 해야할 가능성이 있어서, 아직 직접 정품윈도우를 설치하지 못했기에, 다음 포스팅으로 넘겨 2차 리뷰 형태로 진행해서 과연 이 제품이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할지 실제 점검해 보도록 하렵니다. 아, HDMI audio 사용 가능 여부도 다음 포스팅에 포함해야 하겠습니다. [ 끝 ]

 

Posted by tru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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