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24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던 중에 본인 임기 내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는 뉴스가 속보로 전해졌습니다. 박대통령의 최근 몇 년간 개헌에 대한 입장과 180도 다른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것에 대하여 의아함과 황당함... 그리고 의혹의 시선들이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선언은 왜 이 시기에 뜬금없이 나온 걸까요? 이 선언이 가지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제 [세상을 보는 눈]에 비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선언... 시작합니다.

 

 

1.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목적

 

   첫째,  '국민 여망'은 개헌 추진의 구실(대의명분)일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추진의 이유로 '국민 여망'을 들었다지요? 박대통령이 국민 여망에 따라 행동한게 지금껏 뭐가 있었나요? '국민 여망'이라는 거창한 언어가 아니더라도, 국민 여론의 상식적인 반대와 합리적인 대안에도 불구하고 자격 미달, 함량 미달의 비리 국무위원 등 관료들을 통솔하여 당신 가실 길 꿋꿋하게 가시던 분 아닌가요? 이 개헌추진 선언 자체도 평소 본인 지론과 배치되어 황당하지만, 구실이 '국민 여망'이라니 더욱 의아할 뿐입니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선언은 '최순실-우병우' 이슈 전환 시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저와 같은 평범한 국민들 중에서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이것이 이슈 전환 시도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은 아마 없으시겠지요. 박대통령 스스로 '개헌논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불과 엇그제까지 '개헌논의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신 분이, 이제는 제발 '개헌논의를 공론화해서 다른 모든 이슈들을 빨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알게 되지 않았습니까? 박대통령의 선언이 나오자 마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여러 야권 정치인들이 이 점을 즉시 지적한 것은, 박대통령이 평소 본인 지론과 정반대의 선언을 너무도 불쑥 내놓은 그 시점과 상황이, 너무도 명확하게 '이슈의 대전환'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빤한 수라는 이야기지요.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선언은 본인의 퇴임 후의 정치지형에 대한 교두보 확보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살려 보겠다는 것입니다.

   현 상황을 보면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대음 대선에서 이른바 친박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친박 후보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어쩌면, 반 총장 본인 당선을 위해 범여권 후보를 자처하며, 박대통령과 친박 세력에 대한 비토를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민심이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현 체제에서는 더 이상 '친박'이라는 세력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언젠가 해야하는 개헌이라면, 박대통령 퇴임 후 보다는 지금이 박대통령과 친박에게 유리하지요. 야권이 과반이라고는 하나, 분열되어 어느 한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고, 여권이 비록 총선에서 참패했다고는 하나, 공천과정에서 '진박감별' 등 수준 낮은 저질 공천을 통해 확보한 국회 내 최대 계파라는 잇점이 있는 현 시점이, 박대통령의 입장 상 개헌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집권하고 있는 이때를 차기 권력 구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2.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이 가지는 본질적 의미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런 박대통령의 개헌 추진이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는 뭘까요?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선언이 레임덕을 인정하는 자기 고백이라는 것입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4년 차를 맞아, 지난 5월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내심 독자개헌 가능선인 200석을 기대하던 여당이, 분열과 지리멸렬을 반복하던 야당에게 제1당을 내주는 '의문의' 참패를 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부터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각종 (자칭) 개혁 입법이 무산되고 행정부의 국정 동력은 국회 쪽 파트너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졌죠. 

   저는 당시 박대통령이 '경제우위의 논리'를 통한 대 국회 압박 및 사정정국을 통한 국정 통제력 유지와 레임덕 방지에 나설 것이라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권 실세 우병우 민정수석 및 그의 처가에 대한 비위 의혹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우 수석이 본인 처가 수준과 비슷한 수준의 비위를 갖춘 국무위원을 검증/통과시키고, 국회의 반대에도 불구 청와대는 이를 임명 강행하고, 거기에 더해서 수면 아래 가라 앉아 있던 비선실세 비리 의혹이 최순실과 그의 딸, 일해재단을 연상케 하는 미르/K 재단 의혹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면서, 이 무능한 부패정권은 사정정국을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껏 나온 것이 북의 도움으로 핵안보 정국을 만들어 간 것... 그나마 비선 비위라는 쓰나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레임덕이 시작되었음을 직감하고 있었지요. (무능한 정권의 사정정국 실패에 따른 결과물이 바로 재벌과 MB계 비박을 동시에 잡으려던 '롯데 수사'의 용두사미 종결입니다.)

   아시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몇 년간 평소 소신은 '경제의 중요성 때문에,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인 개헌 논의는 본인의 임기 중에는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정치전문가들은 그러한 박대통령의 입장을 '레임덕을 거부하거나 가능한 한 늦추려고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해석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예 본인이 느닷없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나온 것은, 뒤집어 이야기하면, 현 임기 시점에, 현 여야 구도에, 본인 주변의 각종 비위 혐의에, 본인과 여당의 낮은 지지도에, 모든 이러한 상황을 종합했을 때, 개헌추진 여부와 관계없이 노동법 등의 경제구조개편 등 경제 현안을 포함하는 국정 전반에 대한 동력을 이미 상실했다라고 하는 것을 자기고백하는 꼴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즉, 국민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레임덕 상황에 대하여 박대통령이 이것을 사실상 본인도 인지하였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선언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며...

 

   저도 '박근혜 (대통령 어록으)로 박근혜(대통령) 반박하기' 한 번 해 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재임 시, 그러니까... 2007년 무렵, '4년 중임제'를 골자로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신 바 있죠. 이 소식이 당시 유력 대선 주자셨던 박대통령께 전해졌을때, 박대통령께서 하셨다는 그 말씀을 오늘 그대로 박대통령께 삼가 올립니다.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 민생경제를 포함해 국정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갈 수 있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개헌안을 만들어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 민생경제를 포함해 국정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갈 수 있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개헌안을 만들어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766982.html#csidx84937b590a00a6e959184151da49d61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 민생경제를 포함해 국정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갈 수 있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개헌안을 만들어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766982.html#csidx21845879d65dff38a2c64098784641f

P.S. 저는 개헌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유불리와 기회-위기에 따라 개헌논의 자체를 반대하다가, 불쑥 개헌 이야기를 꺼내는 이런 행위를 규탄합니다. 개헌도 물론 중요하고, 현행 헌법의 미비사항을 보완하고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헌의 내용 중 차기 권력구조에 대한 사항도 현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 지금의 권력 구조 문제를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이 개헌 자체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즉, 최순실 모녀, 정윤회, 차은택, 우병우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처벌, 반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차기 권력의 견제장치를 올바로 마련할 수 없고, 이는 곧 이런 개헌이 단순히 '권력 구조'의 '변경'을 의미할 뿐 결코 '정의로워' 지거나 심지어 '개선' 조차 될 수 없는 개헌이 된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명확히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더 이상 '4년 중임제' 혹은 '의원 내각제', '이원 집정부제'하의 대한민국 제7공화국에서 이 땅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제2의 최순실, 정윤회, 차은택, 우병우들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Posted by tru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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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난 해부터 매년 한번씩은 봄이나 가을에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여행을 해 오고 있는데요. 지난 해에는 봄에 가평쪽 카라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올해에는 드디어 이번에 가을 여행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다음달에 2박 3일 일정으로 여수를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로 아들과 의기투합을 하고 오늘 저녁에  KTX 기차표와 숙박시설을 예약했습니다. 비록 아침 일찍 떠나는 15% 할인표를 사고 저렴한 경제형 숙소를 잡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습니다. 아, 벌써부터 들뜨기 시작하네요.

KTX 예매표

 

   내친 김에 여행 기간 동안 돌아볼 관광지와 먹을 음식들에 대한 대충의 목록을 잡아 보았습니다.

   ○ 돌아볼 장소

  • 자산 공원
  • 엑스포지역 - 아쿠아 플라넷 / 빅오쇼(저녁시간) / 스카이타워
  • 해상케이블카(저녁 or 야간) / 돌산 여수야경
  • 진남관 / 이순신 광장 / 천사벽화골목 (도보 이동)
  • 오동도 (음악분수)
  • 해양 레일바이크
  • 여수 미남크루즈

   ○ 먹어볼 음식

  • 추어탕 (선옥식당)
  • 간장게장 (고향민속식당)
  • 삼겹살 or 갈비 (녹원식당)
  • 회 / 낙지말이 - 팔도횟집
  • 서대회무침 / 생선구이 - 광장미가

   대충 일정 상 (자금만 된다면... ) 음식은 다 먹어볼 수 있을 듯 한데, 돌아볼 장소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가장 중요한 기차표와 숙박 예약이 해결되었으니, 이제부터 차분히 세부 일정 계획을 짜 보고 입장권을 미리 예매하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게 있나 클릭 품을 좀 팔아 봐야 겠습니다. 아~ 신난다.

Posted by tru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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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한창 가요와 팝송에 눈떠서 여러 음악을 접하기 시작하고, 카세트테이프나 LP 음반을 구입하면서, 어떤 음반들은 타이틀 곡 한 두곡을 듣고 접은 음반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음반들은 이상하게 전체 앨범을 반복해서 들으며 위안이 되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하였으며, 아니 그냥... 그냥 이유 없이 좋은, 듣기 좋은 음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음반이 함께 음악을 듣던 친구들과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죠. 심지어는 매년 연말마다, 무슨 전문가라는 분들의 조사를 거쳤다는 대한민국 100대 명반이니 하는 발표를 볼 때마다, 천편일률적으로 언더그라운드 포크/락 계열의 음반들 위주로 가득 채워진 명반 순위표를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음반들과 전혀 관계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발라드도 좋아하고 뽕짝도 좋아하는데...

   생각의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기호가 달라 알려진 맛집도 내가 가서 먹어보면 별로이듯, 명반(名盤)이 라는 것도 내가 들어서 졸리면 그건 아닌 거다'

   그래서 기획해 봤습니다. 이름하여 '내 맘대로 명반' 시리즈... 연말 100대 명반에 들지 않아도,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명반은 아니더라도... 아니, 심지어는 전문가 혹은 음악 좀 듣는 다는 분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음반일지라도, '내가 듣기 좋고 내가 좋아하면 그게 바로 명반'이라는 생각으로 이 연속 기획 포스팅을 해 나갑니다.

 

[내 맘대로 명반(名盤)] 제 1탄

 

Acoustic Collabo 1집 『Unplugged』 (2011.10.10)

 

   이 음반을 고르고 나서 ‘내 맘대로 명반’ 시리즈의 기획 의도에 어울리는 음반인가를 자문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 음반이 Acoustic Collabo라는 팀을 대중적인 뮤지션으로 만들어 준 음반이지만, 주류음악은 아니고, 포크 재즈 계열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라는 측면에서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이 더 돋보이는 음반이기 때문이죠. 물론 저는 근 몇 년간 100대 명반이니 뭐니 하는 것을 발표하는 걸 본 적은 없고, 이 팀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공연을 위주로 하는 팀들에 대하여 제가 잘 아는 바가 없고, 그나마 이 앨범과 이 팀의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제게도 들어 볼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편견 없이 그냥 제가 좋아서 선정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어쿠스틱 콜라보 정규 1집『Unplugged』앨범 표지

   『Unplugged』 앨범 제작 당시엔, 기타연주와 프로듀싱, 작/편곡등을 담당한 리더 김승재, 그리고 보컬리스트 안다은으로 구성된 팀이었지만, 원래는 김승재가 주축이 되어 객원 여성 보컬을 초빙하는 방식의 프로젝트 팀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들의 데뷔 음반 격인 첫 번째 미니 앨범 『Love Is The Key』가 나올 무렵에는 한지선이라는 분이 여성 보컬이었고,  채지연, 정진하 등의 여러 여성 보컬들이 첫 미니 앨범과 이후의 디지털 싱글, 그리고 각종 공연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객원보컬이 갖는 한계는 공연 때마다 보컬이 바뀌고 일정 조정이 안되어 펑크도 날 수 있는 것이었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우리가 잘 아는 보컬리스트 안다은씨가 정규 맴버로 참여하게 됩니다. 음반으로 보면, 안다은씨는 이 1집 정규 앨범이 나오기 전에 이 앨범의 수록곡이기도 한 『한여름밤의 꿈』 디지털 싱글부터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하죠.

어쿠스틱 콜라보 첫 2인조 정규멤버 김승재 안다은어쿠스틱 콜라보의 첫 2인조 정규멤버인 김승재씨와 안다은씨입니다.

   이 1집 정규 앨범은 『한여름밤의 꿈』 디지털 싱글이 나온 뒤 약 3개월 뒤에 출반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곡은 기존에 발표된 미니앨범과 디지털 싱글을 모아서 수록된 것이었고, 추가된 신곡은 첫 번째 트랙인 「Prologue」, 네 번째 트랙 「그대와 나, 설레임」, 여섯 번째 트랙 「My Foolish Heart」 뿐이었습니다. 첫 번째 트랙은 인트로 뮤직이고, 여섯 번째 트랙은 유명한 팝재즈 넘버의 리메이크이므로 실질적인 신곡은 네 번째 트랙이 유일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 트랙 「그대와 나, 설레임」이 기대를 넘어서는 히트를 하며 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1집 정규 앨범의 특징으로 인해 이 앨범은 이들 음악의 주축으로서의 김승재의 화려한 기타 테크닉이 어쿠스틱 재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음악적 중심을 잡아 주면서, 다채로운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이 콜라보레이션으로 어우러져 다른 뮤지션들에게서 볼 수 없는 어쿠스틱 콜라보만의 매력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이 시기의 어쿠스틱 콜라보는 그야말로 팀 이름 ‘Acoustic Collabo’에 걸맞는 음악적 색채를 가지던 시기였다 할 수 있겠습니다.

각 곡별 Credits

 

1. Prologue (0:50)
작곡: 김승재 / 편곡: 김승재
코러스: 소울맨 / 녹음: 장민 / 믹스: 홍성준

2. 사진 (3:40)
작곡: 김승재 / 작사: 김승재 / 편곡: 김승재
코러스: 소울맨 / 녹음: 장민 / 믹스: 홍성준

3. Waiting for U (3:13)
작사: 윈드밀 / 작곡: 윈드밀, 김승재 / 편곡: 김승재
하모니카: 권병호 / 보컬: 채지연 / 녹음: 심소연 / 믹스: 홍성준

4. 그대와 나, 설레임 (3:36)
작곡: 윈드밀 / 작사: 윈드밀 / 편곡: 윈드밀
코러스: 소울맨 / 녹음: 김한별, 장민 / 믹스: 홍성준

5. Forest (4:06)
작곡: 김승재 / 편곡: 김승재
녹음, 믹스: 임진선

6. My Foolish Heart (3:52)
작곡: YOUNG, VICTOR / 편곡: 이윤석
피아노: 송지혜 스트링: 융스트링
녹음: 김한별 / 믹스: 홍성준

Original Title: MY FOOLISH HEART
Original Writer: YOUNG, VICTOR / WASHINGTON, NED
Original Publishers: CHAPPELL & CO.
Sub-Publisher: Warner/Chappell Music Korea Inc.

7. 한 여름 밤의 꿈 (3:42)
작곡: 윈드밀 / 작사: 윈드밀 / 편곡: 윈드밀
코러스: 소울맨 / 녹음: 김한별 / 믹스: 홍성준

8. Love Valentine (3:02)
작곡: 김승재 / 작사: 이윤석 / 편곡: 윈드밀, 김승재
피아노: 심태현 / 드럼: 김승호 / 베이스: 한가람 / 코러스: 소울맨
녹음: 김한별 / 믹스: 홍성준

9. Promise (3:50)
작사: 김승재 / 작곡: 김승재 / 편곡: 김승재
코러스: 소울맨 / 보컬: 채지연 / 녹음: 심소연 / 믹스: 홍성준

10. My Dear (3:16)
작사: 김승재 / 작곡: 김승재 / 편곡: 김승재
보컬: 한지선 / 녹음: 심소연, 김한별 / 믹스: 홍성준

11. My one and only love (2:51)
작곡: Guy Wood, Robert Mellin / 편곡: 김승재
보컬: 정진하 / 녹음: 김한별 / 믹스: 홍성준

Original Title : My One and Only Love
Original Writers : Guy Wood / Robert Mellin
Original Publisher : Sherwin Music Publishing Corp / EMI Music Publishing Ltd
Sub-Publisher : EMI Music Publishing Korea

12. Ocean (2:23)
작곡: 김승재 / 편곡: 김승재
녹음, 믹스: 임진선

13. Sweet Love (3:12)
작곡: 윈드밀, 김승재 / 작사: 감성현 / 편곡: 윈드밀, 김승재, 심태현
피아노: 심태현 / 드럼: 김승호 / 베이스: 한가람 / 코러스: 소울맨
녹음: 김한별 / 믹스: 홍성준

14. My Foolish Heart (Inst.) (3:52)

15. Sweet Love (Jazz ver.) (3:12)
피아노: 심태현

(원본 소스 : Maniadb)

   첫 번째 트랙 「Prologue」는 상큼한 기타 리듬에 손뼉을 치는 듯한 경쾌한 비트, 그리고 안다은의 허밍과 소울맨의 코러스가 만나 기분 좋은 앨범의 시작을 알립니다.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인트로 음악입니다.

   두 번째 트랙 「사진」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사진을 통해 떠올리는 내용의 가사인데 비교적 힘있고 경쾌한 기타 터치로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승재의 주법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물론 안다은의 허전함과 애련함이 묻어 나오는 듯한 음색이 있기에 가능했겠지요. 전작(前作)인 『한여름밤의 꿈』 디지털 싱글에서 처음 소개되어 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한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 트랙 「Waiting for U」는 사랑이 지나간 후의 아픔이 담담한 톤의 보컬에 실려 전해지며 후주 부분의 권병호씨의 하모니카는 듣는 이에게 헛헛한 여운을 안겨 줍니다. 채지연씨가 보컬리스트로 참여한 곡이라고 하는데요. 데뷔 미니앨범을 안 들어 봐서 그 동일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감정을 절제한 듯한 창법이 이 곡과 잘 어울리는 음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다은씨의 호소력 있는 창법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네요.

   네 번째 트랙은 바로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그대와 나, 설레임」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이 앨범을 프로듀싱한 윈드밀의 작품으로서, 이 앨범 전체적인 코러스를 맡아 준 보컬리스트 소울맨이 안다은씨의 듀엣 파트너로 참여한 곡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듀엣이 아닌 featuring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김승재의 상큼한 기타 주법과 청아한 안다은의 보컬, 그리고 소울맨의 감성적 음색이 이제 막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는 예비 연인들의 설레임(요즘 용어로 썸탄다고 하나요?)을 절절히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트랙은 「Forest」라는 곡으로 기타 연주 이외에는 보컬도 등장하지 않고 다른 악기도 등장하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 솔로곡입니다. 김승재가 작곡하고 기타 편곡하여 연주한 김승재에 의한 김승재의 곡이지요. 평온하고 잔잔한 기타의 선율 속에 빠져들다 보면, 따스한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청량한 숲 속을 거닐며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와 분위기를 맘껏 누리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듭니다.

   여섯 번째 트랙 「My Foolish Heart」는 1949년 동명의 헐리우드 영화와 함께 발표된 곡을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앞의 트랙은 김승재의 독무대였지만, 이 트랙에 김승재가 참여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쿠스틱 기타가 빠져 나간 자리는 피아노와 현악(스트링)만이 연주를 이끌어 가고 있는데,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애절함이 듬뿍 묻어 나는 안다은의 보컬이 가미되어 클래시컬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피아노와 첼로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된 곡이지요. 반주만으로도 아름다운 곡이라고 제작자들도 생각해서였을까요? 뒤에 연주곡(MR)으로도 수록된 곡입니다. (현악단 부르는 비용이 워낙 高價여서 아까운 마음에 재탕 수록한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일곱 번째 트랙 「한 여름밤의 꿈」은 꿈결처럼 지나간 사랑을 그리며 아파하는 마음을 안다은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곡입니다. 김승재는 그저 튀지 않는 조력자로서의 반주를 들려 주며, 소울맨의 코러스도 이와 비슷하게 안다은의 보컬을 뒷받침해 줍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전형적인 발라드로서, 최근의 어쿠스틱 콜라보(현 이름 디 에이드)의 음악적 성향과 맞닿아 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덟 번째 트랙 「Love Valentine」은 사랑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에 다시 용기를 내어 사랑을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을 경쾌한 리듬에 실어 노래하고 있습니다. 2010년 11월에 발매한 디지털 싱글 『Valentine Makes Sweet Love』에 수록되었던 곡으로서, 보컬이 안다은씨가 아닌 다른 분으로 추정되는데, 누구인지는 현재 알 수 없습니다.

   아홉 번째 트랙 「Promise」는 떨어져 있는 연인과 함께할 시간을 그리며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가진 깔끔한 느낌의 곡입니다. 채지연씨의 보컬이 순수하고 담백한 곡의 느낌을 잘 살려 주고 있네요. 마치 1980년대, 90년대의 장필순씨의 보컬을 듣는 듯한 착각을 주는 곡이었습니다.

   열 번째 트랙 「My Dear」는 잃어 버린 사랑을 홀로 힘들어 하는 여인의 심정을 보컬리스트 한지선씨가 때로는 덤덤하게, 때로른 격정적인 보컬로 표현해 줍니다. 한 곡 안에서 이렇게 감정의 격차를 나타내면서 곡을 표현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닐텐데, 한지선씨의 보컬에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극대화 시키는 힘이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곡에 따라 적절한 보컬을 초빙하는 여성 객원 보컬 시스템의 장점이 잘 묻어 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열한 번째 트랙 「My One And Only Love」은 Guy Wood, Robert Mellin의 유명한 재즈 곡을 어쿠스틱 콜라보만의 감성으로 재탄생 시킨 넘버입니다. 김승재의 기타 편곡은 어쿠스틱 기타 재즈의 진수를 보여 주며, 객원 싱어 정진하의 재즈 보컬 실력 또한 수준급이어서 원곡에 뒤지지 않는 어쿠스틱 콜라보 버젼만의 매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열두 번째 트랙은 「Ocean」이라는 곡으로서, 「Forest」와 같이 김승재의 기타곡 작/편곡 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 솔로곡입니다. 대양(大洋)의 웅장함과 격랑(激浪)의 거칠음을 현란한 기타 주법으로 표현해 냅니다.

   열세 번째 트랙 「Sweet Love」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사랑하는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새롭게 고백하려는 마음을 재즈 피아노의 선율에 담아 달달하게 녹여내고 있는 곡입니다. 역시 디지털 싱글 『Valentine Makes Sweet Love』에 수록되었던 곡으로서, 보컬이 누구인지 궁금하네요.

   열네 번째 트랙 「My Foolish Heart (Inst.)」과 열다섯 번째 트랙 「Sweet Love (Jazz ver.)」은 보컬 수록곡들의 MR을 수록한 곡들입니다.

   지금까지 Acoustic Collabo의 정규 1집 『Unplugged』 앨범 전 곡에 대한 리뷰를 해 봤습니다. 각 곡마다 정규 보컬 혹은 객원 보컬들의 음색과 곡이 잘 맞아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앞에서 잠시 뒤로 미루었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이 앨범은 「그대와 나, 설레임」의 대성공으로 팀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시발점이 됩니다. 이 앨범의 성공은 팀의 대중적 인지도, 특히 보컬 안다은씨의 인지도를 높이게 되는데요. 당초 팀의 주축이자 음악적 성향을 주도했던 김승재씨 못지 않게 안다은씨의 팀 내 입지가 강해지게 됩니다. 이후 꾸준히 '첫사랑 시리즈' 등 EP음반들을 발매하고 프로젝트 음반에 참여해 오면서, 「바람이 불어오네요」, 「사랑이 멀어져가」 등 주옥같은 곡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대중에게 점점 더 다가가지만, 데뷔 시기의 어쿠스틱 재즈적인 감성은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대중 음악적인 성향이 차지하면서 절대적이었던 김승재라는 아티스트의 팀 내 존재감이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안다은씨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2013년 김승재씨의 팀 탈퇴로 인해, 해산 위기를 맞지만, 해외에서 재즈기타를 수학(修學)한 유학파 우디 킴 (한국명 김규년)이 새 맴버로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해 오다가 최근 소속사로부터 독립하여 디 에이드(The Ade)라는 새로운 팀 이름으로 활동을 재개하였다고 하네요. 최근의 음악들은 상당히 발라딕하고 감성적이고 대중음악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는데요.

어쿠스틱 콜라보의 두번째 정규멤버 안다은 우디킴어쿠스틱 콜라보의 두번째 정규멤버 안다은씨와 우디킴씨입니다. 이 분들은 현재 전 소속사에서 독립하여 The Ade 라는 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승재씨는 김승재씨대로 어쿠스틱 콜라보 탈퇴 후 유지인이라는 새 정규 여성 보컬을 맞아 멜로우스푼(Mellouspoon)이라는 팀으로 약 2년 여 활동하다가 여성 싱어의 탈퇴로 현재는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이제 어쿠스틱 콜라보라는 원래 팀의 색채는 한때 김승재씨가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구축하고 이를 노래로 표현해 주던 안다은씨 및 객원 여성 보컬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완성해 내던 이 시기의 음악들로 영원히 남게 되었네요. 특히 그것을 집대성하여 정규 앨범으로 모아 낸 이 『Unplugged』 앨범의 가치는 김승재씨가 이 프로젝트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한, 이제는 다시 마주할 수 없기에 그래서 더욱 빛나는 명작으로 남을 것입니다.

Posted by tru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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